Current Date: 2024년 04월 28일

혜총스님의 마음의 등불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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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원숭이 한 마리가 콩 한 줌을 가지고 있다가 잘못하여 콩 한 알을 땅에 떨어뜨렸습니다. 그는 곧 손에 쥐었던 콩을 다 버리고 땅에 떨어진 한 알을 찾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한 알은 물론 손에 쥐었다 버린 콩도 모두 닭과 오리가 먹어 치웠습니다.

수행자가 계율을 지킴에 있어서도 처음에 한 가지 계율을 훼손하면 후회하지 않습니다. 많은 계율 중에 단 한 가지라는 생각 때문에 후회하지 않지만 그 마음이 점점 쌓여 해이한 마음이 늘어나면 일체의 계율을 모두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계율을 지키지 않는 것이 큰 도인의 모습이나 되는 것처럼 자만합니다. 그때는 이미 헤어 나올 수 없는 무간지옥에 빠진 것과 같습니다.

마치 콩 한 알을 주우려다 모든 콩을 잃어버린 원숭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제방의 작은 구멍이 점점 커져 둑을 무너뜨리듯 작은 허물 하나를 허락하면 돌이킬 수 없는 큰 허물이 되어 돌아옵니다. 스승은 항상 제자의 작은 허물을 가만 두지 않습니다. 한 없이 자비로운 스승이지만 허물을 책망할 때는 불 같이 벼락을 내리칩니다. 제자를 생각하는 자비심이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희한한 방법으로 원숭이를 잡는다고 합니다. 원숭이가 사는 나무에 가죽으로 만든 자루를 매어 놓습니다. 가죽 자루의 입은 원숭이의 편 손이 겨우 드나들 정도로 작습니다. 이 가죽 자루 속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과일을 하나 넣어 둡니다. 그리고 숨어서 원숭이가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얼마 후, 원숭이가 나타나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과일을 잡습니다. 이때 사람들이 고함을 지르며 뛰어나가면 다급해진 원숭이는 과일을 쥐고 달아나려다 원숭이는 결국 잡히고 맙니다. 원숭이는 과일을 놓으면 쉽게 손이 빠지는데도 과일을 쥐고서는 빠져 나오지 못합니다. 놓으면 살 수 있는데 놓을 줄을 모르니 그 어리석음을 깨우치지 않고서는 목숨을 구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들의 어리석음이 바로 이 원숭이와 같다면 비약일까요?

우리가 어리석지 않다면 일상에서 고통을 받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고뇌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생활이 잊을 만 하면 찾아옵니다. 원인은 바로 어리석음, 미혹 때문입니다. 무명無明에 휩싸여 헤어날 줄을 모르는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설령 나의 잘못으로 일어난 고통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런 고통마저도 과거로부터 쌓아온 미혹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놓을 때는 놓아야 하고 잡을 때는 잡아야 합니다. 놓고 잡는 때를 자유자재하게 할 수 있게 가르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있습니다. 언제 놓아야 하고 언제 잡아야 하는가. 어떻게 놓아야 하고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그것을 가르치는 도구가 승가僧家의 계율입니다.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도덕이나 계율을 잘 지키며 살아가면 일마다 장애가 없고, 육신도 건강하고 마음도 언제나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위기에 빠진 이웃을 도와주라, 이간질하는 말, 거짓말을 하지 말고 부드러운 말, 화합하는 말을 하라, 남이 주지 않은 물건을 탐하지 말라, 남의 이성을 탐내지 말라, 정신을 잃을 정도로 취하지 말라는 등의 계율은 천상에 오르는 사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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