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7월 15일

기고

골프에 대한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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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화나 스포츠나 무엇인가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우리나라 스타일로 확 변하는데, 그 중에서도 골프라는 운동이 제일 많이 우리나라 스타일로,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으로 변하고 발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늘집의 자장면이나 막걸리에 파전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고, 여름에 냉탕, 겨울에 뜨끈한 온탕도 우리나라에서나 가능한 사우나 버금가는 즐거움을 안겨주는 요소이다.

하지만 골프에 대한 사람들의 바뀌지 않는 생각이 문제이다. 물론 골프라는 운동 자체 만으로야 룰이 있으니까 맘대로 변경하고 수정할 수도 없겠지만, 골프를 둘러싼 사람들의 인식과 그에 대한 평가가 우리나라처럼 크게 왜곡되어 있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골프의 발상지이자 골프를 발전시킨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골프채를 둘러매고 골프를 치러 다니는 것에 대해서 누구도 왜곡된 시각으로 보거나 편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반상이 존재하던 신분제 사회에서의 차별보다 결코 적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골프에 대해 무엇인가 원죄 같은, 카스트제도의 결코 넘을 수 없는 만리장성 같은, 무엇이 가로막혀 있는 것 같은 거대한 인식의 장벽, 편견의 크레바스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공 하나면 모두가 즐거운 축구나 농구, 배구나 족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골프는 왠지 반상의 차별 같은, 빈부의 거리감이 존재하는 운동이라는 차별과 괴리, 어쩔 수 없이 할 수 있는 자와 할 수 없는 자의 사회적, 경제적 무엇인가가 그 경계에 있다는 인식이 그것이다.

말하자면 축구, 농구, 배구, 싸이클 같은 대중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이다. 뭔가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사야할 것도 많은데, 결정적으로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이니 누가 감히 골프를 하겠다고 나설 수 있겠는가? 골프 하는 자와, 다시 말하면, 골프 할 수 있는 자와 골프 못하는 자의 경계에 걸쳐있는 단절과 선민의식 같은 이 시대에 용인되기 어려운 단 하나의 스포츠가 골프라는 것, 골프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운동이라는 차별의식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골프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도 골프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과 편견은 여전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린피가 비교적 저렴한 대중골프장도 있고, 유명 브랜드의 골프웨어 안 입어도 누가 뭐랄 사람 없고, 비싼 외제 차 안 몰아도 그리 창피하지 않을 정도로 골프는 이제 우리 가까이 와 있는 대중 스포츠인데 왜 아직도 사람들의 인식은 바뀌지 않았을까. 프로야구 관람객 수보다 골프장을 찾는 골퍼들이 더 많다는데 골프에 대한 편견은 왜 여전히 요지부동인가.

이제 여기에 누군가가 답을 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골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골프가 스포츠로서, 산업으로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건 간에 여기에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어떤 무엇도 차별과 괴리, 분리와 선민, 이것을 선호할 리는 없다. 경제적으로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사회적으로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어떤 편견의 분칠이 가해지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커다란 장애 요인일 수밖에 없다.

이미 박세리가 해냈고, 최경주 양용은이 뒤따랐고, 그래서 스포츠로서의 골프는 국위를 선양하고 적지 않은 우승상금을 두둑이 고국에 안겨주었다. 지금도 남녀 유망주들이 세계무대를 누비고 있다. 골프장 사업도 그렇지만 골프채나 골프공, 골프웨어, 이런 다양한 파생 비즈니스도 우리 것이 세계무대를 향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판매량 세계 랭킹 1위 타이틀리스트 볼이 우리나라 자본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 골퍼들이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칼라 볼을 제일 먼저 제조한 볼빅도 우리 브랜드이다.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나가는 데는 정부나 지자체도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 저렴하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골프장을 더 많이 만들어서 골프를 쉽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스포츠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이미 존재하지만 왜곡된 제도를 원칙 그대로만 적용해도 그런 걱정는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꼭 정규 18홀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9홀이나 6홀도 만들면 누구나 찾아가 즐기게 된다.

골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우리나라 골프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데 필요충분조건이 될 것이라는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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