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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병적인 여성비하발언 자질 의심스러운 공인

공인의 막말 도가 지나치다
 
 

지난 7월 16일 한나라당 강용석의원의 성희롱 발언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강의원은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과의 자리에서 서슴없이 성희롱 발언을 쏟아냈으며 같은 당의 나경원 의원, 전현희 민주당의원 등에 대해서도 성적 발언을 거침없이 던졌다.
 
이번 발언 내용을 보면 차마 입에 담기에도 민망할 정도이다. 명색이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천박하고 낯 뜨겁다. 강의원은 “사실 심사위원들은 내용을 안 듣고 참가자들의 얼굴을 본다”, “토론할 때 패널을 구성하는 방법을 조언해주겠다” 며 “못생긴 애 둘, 예쁜애 하나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다. 그래야 시선이 집중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강 의원은 아나운서가 꿈이라는 한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 고 묻기도 했다. 강 의원은 또 지난해 청와대를 방문했던 한 여학생에게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며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옆에 사모님만 없었으면 네 번호도 따갔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도대체 국회의원인 공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황당한 발언들이 아닐 수 없다.
 
여성비하발언 언제까지
 
사실 그동안 한나라당의 여성 비하발언은 열거하기조차 힘들 만큼 많았다. 최근 사례만 해도 지난 2006년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시절 ‘마사지걸 발언’, 6.2 지방선거 홍보 동영상에 담긴 여성비하 내용 등 논란에 휩싸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당사자는 물론 한나라당은 진정성 있는 해명과 처벌 없이 어물쩍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갔다. 한나라당 윤리위원회는 강용석 의원을 제명 조치했으며, 본인이 스스로 자진 탈당하라고 권고했다. 한나라당 구성원의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것인데 제명되더라도 국회의원직은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예전 사건들에 비하면 이번 조치는 매우 발빠르게 진행되었는데 일각에서는 다분히 7.28 재보궐 선거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직에서 내쫓기만 하면 한나라당의 책임은 없다는 것인가. 강용석 의원 개인이 가장 잘못했지만,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근본적인 대책없이 그저 땜질식으로만 처방하는 한나라당 또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조두순 사건, 김길태 사건 등 최근들어 발생한 여성과 아이들을 향한 끔찍한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다. 여성들과 아이들은 집 앞 골목길 조차 마음 놓고 다니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이다. 그런데도 집권당 소속 국회의원이라는 자가 이런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을 넘어 한라나당이라는 조직 전체의 성인지적 수준을 의심하게 한다.

국회의원 성인지교육 필요하다
 
한나라당은 국민들에게서 더 이상 성희롱 정당으로 불리고 싶지 않다면,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의 본본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속 의원들에 대한 성인지 교육 등 성평등 의식을 촉진할 당 차원의 책임있는 대책을 마련해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성을 진정한 인권을 가진 존재로 보지 않고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이들 의원들의 잘못된 성인식부터 바로 잡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강용석은 언제든지 다시 나올 수 있다.
 
법을 만드는 의원들부터 법을 지키지 않는데 어느 누가 법을 지키겠는가. 한나라당은 많은 여성들이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0년 7월 30일 10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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