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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성평등사회 여성리더의 품격과 말의 경계

 명사칼럼>
 
 
세상이 참으로 많이 변했다. 여성시대를 넘어 이제 여성상위시대라고 주저없이 말하는 남성들도 늘었다. 오히려 ‘남성부가 생겨야 하는 것이 아니냐’ 는 남성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언제부터였을까. 여성들의 지위가 이토록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 사실상 이제 막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로서 제 위치를 찾아가고 있을 뿐인데, 세상은 조금만 달라져도 조바심을 내고 권력에 도전하는 새로운 경쟁자들에 대해 경계하고 예의주시한다.

 아마도 여성들이 가정에서의 경제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면서부터 남성들이 조금씩 위축되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결단코 가정의 경제권을 쥐락펴락 한다하여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진 것은 아니다.
 
 최근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아직도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는 세계여성권한척도(109개국 중 61위)가 대변 해주듯이 OECD가입국 중 하위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09년 여성의원 비율 14%, 행정관료 비율 9%, 기술관료 비율 40%, 남녀소득 대비 0.52 등 구성 지표 모두가 이전과 대비해 모두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변화가 사실상 매우 더디다. 그러나 성벽을 허물고 금녀의 영역으로 치부되었던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이 조금씩 확대되어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미루어 보면, 머잖아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의 절반이 여성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한 가정을 해볼 때 앞서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몇 가지 이 사회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싶다. 자칫 잘못인식하고 있어 우를 범하기도 하는 ‘남녀동등’, ‘양성평등’ 이라는 의미에 대한 여성들의 태도부터 돌아보았으면 한다.

 남녀동등이라는 것은 남성을 끌어내리고 여성을 우대하라는 것은 아닌데, 가정 내에서 평등을 주장하면서, 고무장갑과 빗자루를 내던지는 여성들이 많다. 가정을 뒤로하고 바깥활동에만 온 정열을 내던지기도 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부모의 살가운 양육환경에서 멀어지고, 정서 결핍상황에 내몰리면서 갖가지 사회문제를 양산하기도 한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잃는 것은 너무나 많다. 상대적으로 변화가 더딘 남성들과 보조를 맞추어야 하는데, 여성의 급진적 변화에 비해 우리사회 남성들의 고정관념과 행동은 너무나 현대사회와 동떨어져 있어 갖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제까지의 멸시와 하대에 대한 복수로 무조건 남성을 무시하고 제 위치를 높이라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내 자리를 잘 지키면서 상대방(남성)을 존중해주는 태도속에 여성 자신의 인격체를 고귀한 존재로 인식 하자는 것이다.
 양성평등을 주장하며 여성, 어머니, 아내의 역할을 무시한 체, 권리를 주장하자는게 아니라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참다운 지위와 권리를 찾자는 것이다. 여성은 여성다울 때 가장 아름답고 고귀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 여성리더의 품격있는 언어와 행동에 대해서다. 가끔 말과 행동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생각게 하는 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조금 친해졌다하여 아래위도 몰라보고 반말을 한다든가, 나이가 더 많다고 하여 상대방을 낮추어 경어를 쓰는 버릇이 있는가 하면, 상대보다 가진게 많다하여 으스대며 얕보는 자세는 절대 삼가야 한다.
 
 아무리 나이와 지위가 상대보다 높고 가진 게 많다 해도 함부로 막말하는 자세는 지도자의 품격을 실추하는 언행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자가 처음 회사로 나와 운영을 떠안았을 때, 무심코 직원들의 잘못을 지적하던 중 반말과 지적을 하고난 후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그들도 어엿이 집에서는 가장이요, 남편이고, 어른일텐데 이렇게 꾸짖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자 한번쯤 걸러서 말을 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말은 습관이다. 설령 농담섞인 말이라도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 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제 자식도 하물며 존중해야 할진대, 남을 대하는 태도는 위아래를 떠나 지극히 예를 갖추어야 한다. 챙겨주는 것이 지나치면 간섭이 되고, 따지고 간섭만하게 되다보면 핵심은 없어지고 상처가 되는 말을 남기게 마련이다.
 
 옛말에 “엄마의 말이 문서에 남는다”는 말도 있다. 가끔 법문속에서 진리와도 같은 옛 어른들의 말씀을 만나기도 하는 것을 보면 어른들의 말을 가슴에 새겨들어서 나쁠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가정에서도 우리 어머니들은 성장하는 자녀들이 깊이 새겨들어 평생에 남을 정신적 유산이 될 교훈적인 말들을 많이 남겨줄 필요가 있다.
 
 많은 어머니들이 말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길 바란다.
[2010년 11월 15일 13호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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