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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랏님이 효자다"

 

겨울의 매서운 찬 공기가 스며드는 10평도 안 되는 좁은 경로당에서 20여명의 노인들이 10원짜리 화투를 즐기고 있다. 하루의 즐거움이라 이곳에서 식사를 함께하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락(?)을 즐기는 재미에 하루를 보낸다. 매달 21일이면 이들에겐 가장 기쁜 날이다.
 
정부에서 통장으로 지급되는 노인기초노령연금 9만원은 아들보다 좋아서 “나랏님이 효자지”하면서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운다. “어느 자식이 한 달에 꼬박 꼬박 생활비로 용돈을 보내나? 1남 3녀가 있지만 모두가 저거들 살기가 바빠서” 혼자 사시는 한 노인의 푸념 속에서 오늘 우리사회의 노인의 삶을 볼 수 있다.
 
미국의 한 캘럽 조사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순위에서 한국이 155개국 중 56위라고 발표 하였다. 2005년에서 2009년까지 국민의 삶의 만족도를 인생평가, 일상경험을 중심으로 조사한 자료로서 상위권 모두가 북 유럽 국가들로 이미 그들 국가의 사회복지예산은 40%를 넘어서고 있다.
 
행복의 순위가 GNP의 크기와 복지예산의 크고 많음은 결코 아니지만 OECD 회원국에서 가장 자살 율이 높아 1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선 인구 10만 명당 30명이 자살로 죽어 가는데 전 세계에서 행복 순위가 30% 내에 들어가니 참 다행한 일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인인구비율이 11%로서 540만 노인인구시대를 맞고 있다 머지않아 8년 후 2018년에는 고령사회로, 2026년에는 초 고령사회의 비극적인 노인인구 재앙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한국의 노인들만의 행복지수는 얼마나 될까?
 
다행히 2008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으로 노인 31여만 명이 등급판정을 받아 의료적 수발혜택을 받고 있으며 기초노령연금은 전 노인의 70%인 370여만 명이 매월 일정급여를 받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들 사위가 직장에 다닌다는 사실로 수급권에서 탈락된 노인들의 삶은 여간 어렵지 않다.
 
지금 우리나라도 독거노인의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어 그 중 40%에 해당되는 노인들의 노후 생활은 우리사회가 책임져야하는 위기가정이다. 대화의 단절에서 건강조차 여의치 못하여 사회적 지원을 받아야 그나마 인간다운 삶을 살아 갈 텐데 실 평수8,7평의 영구임대아파트 관리비 10만원 전세금 5만원은 필히 부담해야 하는 돈으로서 차상위자 대열에 속한 노인들의 어려움은 너무나 크다.
 
수급권자가 되면 모두 30가지의 혜택을 볼수 있지만 그들은 우선 병원에 갈 돈이 없어 그냥 지내신다. 건강이 좋지 못하여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을려면 한 달에 14만원의 돈이 필요하다. 3등급수준에서 돈이 없어 포기하는 대상자만 전국에 5만여명이 된다. 정부에선 그나마 혼자 사시는 노인 가구를 위해 비상벨을 놓아 주고 매일 안부전화를 통해 이상여부를 점검하고 노력을 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제 인생의 종착역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선 최소한 위기가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형편에 맞는 개별적 지원책이 지속적으로 따라야 우리 노인들의 행복지수는 높아 질 것이다.
 
 
[2011년 1월 17일 15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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