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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자대학이 나아가야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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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다. 교육이란 진리를 가르쳐 주는 것으로 무의도적·자연적인 것에 비해 의도적인 가리킴이긴 하지만, 교육에서는 인간의 행동이 자연적으로 변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일정한 계획에 따라 인간행동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이러한 계획적인 인간 행동의 변화는 분명한 목적의식과 체계적인 활동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이런 체계적인 모든 활동이 곧 백년대계의 교육으로 이어진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대학은 영남권에서 유일한 여자교육기관으로 설립초기의 건학이념을 그대로 계승해나가고 있는 몇 안되는 대학가운데 하나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는 “대학의 건학이념”에 맞게 교육시키기 위해 주변의 대학이 산술적인 계산에 편승하여 시대 흐름에 쫓을 때에도 우리대학은 건학이념을 지키고자 애써왔다. 서울에 있는 유명한 한 여자대학의 경우 신입생 중 점수가 낮은 것에 대해 몇 가지의 원인 중 남녀 공학의 선호도가 높은 점을 든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여대를 지원하지 않고, 낮은 성적대는 불안해서 지원 못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전국에 있는 여자대학의 경우 4년제 대학으로는 이화여대(서울), 서울여대(서울), 숙명여대(서울), 덕성여대(서울), 성신여대(서울), 동덕여대(서울), 광주여대(광주)등 총 7개 대학이 있으며, 2년제 대학은 한양여대(서울), 수원여대(경기도), 부산여대(부산), 경인여대(인천), 배화여대(서울), 숭의여대(서울)등 총 6개 대학으로 전체 13개의 여자대학이 있다.

 전국에 13개의 여자대학 중에서 서울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이 11개 대학이며, 지방에 있는 여자대학은 광주여대(4년제)와 부산여대(2년제)가 유일하다. 지방에서 여성교육을 위해 개설되었던 많은 “여자대학”이 산업구조상 지방에서 학생모집의 어려움으로 여자대학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지면서 대부분 남녀공학 대학으로 전환하였다.

 특히 부산의 경우 (구)부산여대는 신라대학교로 전환하였으며, 동래여자대학은 동부산 대학, 동주여자대학은 동주대학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러한 여건속에도 우리대학은 사학의 건학이념을 지키면서 계속하여 여자대학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지방의 열악한 고유의 설립목적으로 지키기위해 애쓰고 있다. 나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대학 구조조정 등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사회구조상 여자대학의 한계점에 매번 부닥치고 있다.
 
 부산에 있는 몇몇 남녀공학 전문대학의 경우 2011학년도 모집인원이 A대학(2,793명), B대학(2,995명), C대학(2,576명)을 몇 년 동안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을 살펴보면, 학생들이 남녀공학을 선호하고 있고, 공업계열의 학과에서 요즘 인기가 있는 “간호계열학과”를 중점적으로 신설했다는 점이다. 결국 전문대학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학과를 신설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전문대학이 대학의 건학이념에 맞춘 특성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여자대학의 경우 “여자대학 자체를 특성화” 시켜야 할 것이다. 특히 지방의 열악한 환경에서 여성전문인력
을 양성하고 있는 “여자대학”에 대해 정부차원의 여성전문직종에 맞는 학과신설(보건계열)이나 재정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여학생들의 취업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여자대학은 취업을 할 수 있는 곳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 남녀공학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교과부가 취업에 관련된 지표평가방법에 있어서 남녀공학과 여자대학의 취업평가방법을 똑같이 적용한다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특히 성인 만학도의 비율이 높은 대학의 경우 평생교육차원에서 만학도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기여도와는 달리 교과부의 평가 지표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 평가에 있어서 건강공단DB에 등록된 인원을 취업평가지표로 삼는 게 문제다. 전문대학의 특성상 취업은 하였지만 건강공단DB에 잡히지 않는 여성직종이 많다는 점이다.
 
 즉, 보석상, 피부미용, 안경광학 등과 같은 업체의 경우 1인 사장에 1인 종업원을 유지하는 업체가 많은 것도 그 이유다.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은 차치하고 서라도 취업률로만 대학의 모든 평가가 결정되어지는 작금의 환경에서 대학의 정체성 찾기가 점점 모호해져가고 있다.
 
[2010년 11월 15일 13호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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