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유난히 빨리 찾아온 올 겨울, 따스한 손길을 기다리는 소외된 이웃을 직접 찾아다니며 사랑과 온기를 전하는 아름다운 봉사단체가 있다. 지난 5일 그간의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부산시장 상까지 수상한 ‘라온봉사단’.
김향남 단장(50)은 “봉사를 하기위해 모인 사람들은 화합이 잘 된다”면서 “창단이래 한 주도 빠짐없이 매 주말 마다 봉사를 나가는데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김 단장은 사상구 모라동에서 20년이나 거주한 지역 토박이로 12년전부터 자발적으로 혹은 단체에 소속돼 봉사를 해오다가 지역민들에게 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밀착형 봉사를 하기 위해 ‘라온 봉사단’을 꾸렸다. 즐겁게 봉사하자는 마음으로 ‘즐거운’의 순우리말 ‘라온’으로 단체이름을 정하고 2015년 7월 정식 창단했다.
그 해 8월부터 사상구자원봉사센터, 부산시자원봉사센터 단체로 등록, 시설어르신 대면봉사, 홀로노인 무료급식, 환경정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쌀, 식품, 생필품, 김장, 연탄지원활동 등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외에 강동 텃밭, 대동 텃밭, 신라대 텃밭 등을 가꿔 수확물을 저소득층과 나누고 장애인 나들이 보조 활동 등 활동 영역을 확장해 오다 작년 7월 라온봉사단 사무실을 정식 개소했다. 올해 1월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을 하는 등 짧은 기간 동안 탄탄한 체계를 잡고 무려 350여명의 남녀노소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단으로 성장했다.
김 단장은 “다른 봉사단체에 해 비해서 후원금의 부담이 없다”며 “1만원부터 후원이 가능하니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매주 봉사를 나가지만 참여도 자발적으로 한다”고.
또한 그는 “사무실 임대료와 소정의 인건비를 내기에 항상 빠듯하지만 돈을 쌓아 놓고 봉사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돈에 여유가 생기면 바로 바로 지역민들에게 돌아가야 진정한 봉사가 이뤄진다”는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어르신들을 위한 ‘비빔밥데이’를 매달 열고 있는데 모라동 어르신들 200여분 이 오셔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하는 모습을 눈여겨보신 한 회사 대표께서 통닭을 튀겨 대접하기도 해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하셨다”고.
이외에도 “텃밭에서 수확한 배추로 500포기나 되는 김장을 봉사단체 회원들과 하느라 고생도 하고 힘들었지만 이것을 독거 어르신께 50박스, 노인센터에 20박스 씩 드릴 때는 큰 보람을 느꼈다”고 그간의 활동들을 털어 놓는다. 라온봉사단은 동네 홀로어르신 가운데 기초수급대상자에 제외된 분들을 주민센터의 도움으로 선정해 쌀과 생필품 등도 지원한다.
대학생이 된 두 자녀를 둔 김 단장은 지역에서 쉬지 않고 봉사활동을 두루 해 왔고, 공부도 게을리 하지않았다. 대학의 학점은행제를 통해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으며, 사회복지사2급, 평생교육사, 건강가정관리사, 보육교사, 치매상담사 자격까지 갖춘 열정의 소유자다. 이 와중에 내년에는 특수대학원에서 공공정책을 공부 할 예정이라 더 바빠질 것이라고 한다.
라온봉사단은 청소년 자원봉사 우수사례공모전 우수상, 청소년 자원봉사문화토론회 장려상, 자원봉사 사진공모전 우수상, 자원봉사 프로그램경진대회 부산시장상, 기부금대상민간단체지정, 이그나이트 in 부산대회우수상 수상 등 경사도 많았다.
김 단장은 “부지런히 하니 이렇게 격려를 해 주더라”면서 항상 밝게 봉사활동을 하는 단원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라온 봉사단의 봉사 일정은 만만치가 않다. 1주차 토, 일요일에는 모라 일대 독거노인 및 경로당 방문봉사, 환경정화, 소외 이웃과 함께 텃밭가꾸기, 2주차에는 저소득층 홀로노인 무료국수급식, 텃밭가꾸기, 서부산노인건강센터 어르신 대면봉사, 3주차에는 사상 재가 노인센터 대면봉사, 장애인 동네나들이 동행, 소외이웃에 쌀, 식품, 생필품 배달, 텃밭가꾸기, 4주차에는 텃밭봉사에 이어 홀로노인 무료식사대접 ‘비빔밥데이’를 연다.
이외에도 고독사 예방을 위해 ‘홀로노인 사랑 맺기’, ‘희망빵 사랑빵’나눔봉사가 수시로 열리며 그 외 각종 캠페인, 이웃돕기바자회, 저소득층에 김장김치 제공, 연탄 전기장판나눔 봉사, 방학특별프로그램, 사상구 자원봉사센터 연계봉사를 진행 중이다.
김 단장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봉사단만큼은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의 주위가 밝고 환해 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박정은 기자
[2017년 12월 22일 제95호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