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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구소 사업들 지속적으로 야심차게 추진할 것”


제목 없음.jpg(사)여성정책연구소가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1992년 7월 16일 설립이래 여성정책 관련 다양한 사업들을 쉼없이 펼치며 지역사회에 꾸준히 공헌해 온 여성정책연구소를 찾아 문정란 신임 소장(55)을 만났다.

문 소장은 "여성정책연구소 25년의 역사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시대를 앞서 갔던 연구소의 정체성을 살려, 그간의 활동들이 정책적으로 반영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야심차게 사업 추진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소장은 지난 2008년부터 여성정책연구소에서 일을 해 왔다. 일반회원일 당시, 사회복지분야 박사과정 중인 대학원생의 신분으로 강의를 듣고 봉사를 하면서 여성정책연구소의 사업들이 자신의 전공분야와 무관하지 않았고 낯설지 않았기에 인연이 됐다고 한다.

그는 "연구소 대부분의 일들이 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지는데 성질 급한 사람이 샘 판다고 계속 샘을 파다보니까 실장, 사무국장, 부소장을 거쳐 소장을 맡게 됐다"면서 "여성의 일은 여성이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에 연구소와 끈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소장은 현재 한국시니어복지연구원 대표이다. 사회복지학 박사학위자로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제2의 인생에 관련한 설계, 프로그램 등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제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겸임교수로 강의와 연구, 저술 작업으로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여성정책연구소에서 10여 년 동안 일해 오면서 힘들었던 부분을 묻는 질문에 두 가지 측면에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 첫째는 '사람'이다. 그는 "봉사라는 것이 시작도 사람이고 끝도 사람이어서 세심하게 챙기지 못해 틈이 생기기도 하고 어려움도 있지만 그것이 또 즐거움이고 원동력"이라며 "그동안 좋은 분들에게 인생의 많은 것들을 배우고 깨달았기에 애로도 있었지만 즐겁게 극복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둘째는 '돈'이다. 문 소장은 "사람이 모여서 안 되는 일이 없는 게 돈을 만들어 내는 것도 사람"이라며 "돈이 연구소를 통해 배워가는 공부이자 내공의 매개체"라며 웃었다. 문 소장이 여성정책연구소에서 발간한 연구 자료집과 회보를 펼쳐 보이며 들려준 여성정책연구소의 발자취는 단숨에 살피기가 어려울 만큼 여러 사업들로 빼곡했다.

그는 "연구소가 설립된 1992년 당시에는 여성의 정치활동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던 시기였는데 연구소가 태어난 것은 정말 선각자 적"이라며 "고 김수옥 초대 소장님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앞선 생각과 엄청난 추진력 갖추신 분"이라고 회고 했다.

여성정책연구소는 실제로 설립 초기부터 규모가 큰 활동들을 많이 했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성정치교실 외에도 대통령 선거와 여성정책공약 토론회, 아시아태평양지역 여성정치지도자 회의참가 등의 사업들은 물론 지방화시대라는 용어도 생소한 시절에 이와 관련한 심포지엄을 했고, 1995에 이미 국회위원 여성의석 공천 할당 촉구 건의문을 냈다.

문 소장은 "25주년을 맞은 현재, 열정적인 활동들을 오랫동안 해 온 만큼 그것이 정치적 정책적으로 얼마나 반영이 되고 지역 여성들의 삶에 기여했는가를 고민하고 더욱 심기일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학원생 신분으로 봉사 시작해 10년 한 우물
일·가정 양립 선택했다면 노력하는 수밖에 없어
연구소 25년 활동 헛되지 않도록 더욱 심기일전


문 소장은 여성정책연구소의 지난 20주년 행사 때 느꼈던 감동과 보람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그는 "행사에 약 500명의 내외 귀빈들이 오셨고 남성여고 학생들의 플래시몹이벤트, 합창 등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지만 많은 여성들이 함께 해 연구소의 활동과 향후 비전을 공유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또 "개인주의 시대이자 무한경쟁 시대, 청년실업시대에 수많은 경력단절여성들이 우리 연구소에 희망을 가지고 방문하고 계시는데 이 분들한테 어떤 그림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지역을 더 살기 좋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치"라고 강조했다.

연구소 사업과 함께 최근에는 저술 작업에 몰두 하느라 한때 ‘멘붕(?)’이왔다는 문 소장의 ‘일·가정 양립 비결’에도 학부모들이 귀담아 들어 둬야할 내용들이 많다.

그는 '마린시티 워너비'여성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대다수의 엄마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모습으로 두 아들들을 키웠고, 성공한 남편을 뒀으며 자신도 자아실현을 한 여성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엄마가 공부를 하면 아이는 잘 큰다"며 "남들보다 3배 이상 노력을 했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또한 "일·가정 양립은 여성들에게 엄청난 부담이기에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답을 얻기는 너무 어렵고 선택했다면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여성정책연구소의 올해 연간사업들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성정치교실, 여성포럼에 이어 24일 열린 '한국 정당정치의 지형변화와 2018 지방선거에서 여성의 정치참여' 심포지엄, 이후 차세대 지도자연수, 정치 보좌관 교육, 의정참여단 외에도 조사연구 사업, 논집 발간 등이 펼쳐진다.

문 소장은 "정치는 우리 삶과 직결돼 있는데도 사람들의 인식은 부정적인 편인데 그 문턱을 낮추는 것이 우리 연구소의 업무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을 한다"면서 "멋있고 원대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잔잔한 파문과 변화가 일어나는 일을 만들어 나갈 것이고 흔들리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25년간 달려 여기까지 왔듯이 앞으로도 연구소가 더 단단히 자리매김 하도록 힘을 쏟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박정은 기자

[2017825일 제9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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