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상자는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부터 13년 넘게 구호·개발 전문가로 활동해 온 귄기정 대표(44세). 그는 아프가니스탄, 르완다, 스리랑카, 파키스탄, 네팔. 에티오피아, 이집트, 아이티, 그리고 남수단 등지에서 전쟁과 질병, 빈곤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해 긴급구호 및 지역개발 활동을 펼쳐온 봉사자.
“10년 넘게 재난과 구호현장에서 활동하다 몇 년 전 한국으로 돌아왔다. 가족과 친지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평범한 길을 걷고 있지 않기에 갖는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여러 나라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많은 동료들과 아내에게 감사의 인사들 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울지마 톤즈>로 널리 알려진 남수단과 인연을 맺은 건 2012년. 당시 남수단은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였고 내전으로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지역이었다. 그 곳에서 지역 재건지원 사업을 한지 2년 즈음 갑작스러운 내전이 발생했다. “남수단에서 희망을 함께 만들어가려고 했던 180명의 고아들과 1천 여 명의 학생들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내전이 악화됨에 따라 현장에서 철수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지 직원과 지역주민을 두고 떠나오는 현실과 마주하며 큰 절망과 힘든 시간을 겪었습니다.” 권씨는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상황을 아쉽게 여겨 한국으로 귀국한지 20여일 만에 속해 있던 단체를 설득해 다시 남수단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권씨는 남수단과 우간다 국경지역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긴급구호 활동을 다시 펼쳤다. 다행히 흩어졌던 직원들을 무사히 만나 이재민과 난민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1년 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오랜 현지 활동을 접고 돌아와 교육을 주제로 하는 '협동조합 빙고'를 설립한 권기정 대표의 ‘빙고’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서는 흔치 않은 성격의 단체다.
“손안에 스마트폰 하나가 세상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바꾸고 있지만 우리 삶을 이토록 풍요롭게 만드는데 수 만 명의 콩고 아이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광물들은 20년 이상 내전을 겪고 있는 콩고에서 생산 되고 있고 하루 1달러 수입을 위해 수만 명의 어린 광부들이 열악하고 사선을 넘나드는 위험한 광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현지 실태를 생생하게 알린 권씨는 “저는 지금 한국에서 세계시민 운동을 하고 있다. 공감하고 협력하고 연대하는 시민운동이다. 우리가 사는 터전인 한국에서 바른 소비와 지출을 통해 제3세계 사람들과 공존하고 협력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세계시민으로서의 책임과 권리를 함께 배우고 연구하는 협동조합이라고 보시면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기대한다”며 수상 소감을 덧붙였다.
권씨는 또, 1년만 머물다가 다시 현장으로 복귀하려고 계획했지만 한국에서 4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개인적으로는 늘 현장으로 돌아가서 활동하는 것을 꿈꾸고 있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장의 주민들이 지역개발의 주체가 되어 자신들이 계획하고 시행하는 모델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비전을 펼쳐보였다.
한편 ‘이태석 봉사상‘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치다 숨진 부산 출신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고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제정되었다. 봉사상 시상식 외에도 청소년 교육사업, 예술인 재능기부 음악회, 의료봉사 등 다양한 사업으로 국내외에서 활동하며 지역의 나눔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역대 수상자는 박무열(의사선교사, 방글라데시), 유의배(신부, 코트디부아르), 양승봉(의사, 선교사. 네팔외), 차초로병원의료진(의사, 선교사. 파키스탄), 이호열(신부, 몽골), 장철호(의사, 선교사. 미얀마) 등이다.
유길정 기자
[2019년 1월 23일 제108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