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제 스스로가 가족력이 없는 30대 유방암 환우가되며 마주한 현실, 정책적 한계와 사회적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느껴 항암 치료 중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젊유애(젊은 유방암 애프터케어)를 설립한 서지연 대표는 기존의 암 환우회 및 암 관련 비영리단체들의 대다수가 암 환자 및 암 자체에만 집중하고 그룹화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젊유애는 2030 여성들을 대상으로 건강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활동과 젊은 유방암 환우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사회복귀 및 사회 인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서 대표는 뛰어난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국제회의, 국제협력과 관련된 일을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해 왔다. 그는 APEC 교육사업 관련 법인에서 국제사업 및 APEC HRDWG LS 보좌를 담당해왔고 부산영어방송 리포터, 국제회의 MC, 시청 특보 보좌 업무, 교육 컨설팅, 한영일 동시통역사까지 여러 분야에서 활약했다. 이러한 경력은 젊유애를 운영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젊유애는 가발, 비니, 화장품 등 항암 혹은 치료 단계에 필요한 용품 기증을 하고, 대학생 서포터즈 운영, 2030여성 유방암 자가검진 캠페인, 젊은 암환자 인식 개선을 위한 프리허그, 화보촬영도 하고 있으며 치료 이후 식이요법 및 재활 운동 컨설팅 등 수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젊은 암 환자에 집중한 통계 자료 조사 및 연구뿐만 아니라 젊은 유방암 환우 가운데 개인사업자 혹은 프리랜서들에게는 사회복귀 장려 차원에서 관련 업무 수주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으로 암경험자와 비경험자 모두와 소통하고 있다. 현재는 젊은 암환우의 사회 복귀를 위한 매뉴얼 연구를 진행 중이며, 앞으로 유방암 환자들의 데이터 수집을 활용해 헬스케어 인포테크 플랫폼도 런칭할 예정이다.
항암치료에 필요한 용품 기증 및 다양한 캠페인
젊은 암 환우의 사회복귀 위한 매뉴얼 연구진행
서 대표는 “젊유애는 암환우 혹은 2030 여성을 타깃으로 한 기업들의 사회적 가치실현에 대한 아이디어를 여성 건강 및 유방암을 컨텐츠로 제공하며 협력관계를 맺고, 후원금보다도 실제 환우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물품을 위주로 받아 기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유애는 그간의 활동으로 여성스타트업의 참여가 늘고 있다. 창업가가 아니더라도 부산 청년 여성들이 직, 간접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함께하고 싶다는 제안도 많이 받고 있다.
서 대표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줘 감사하다”, “운 없는 청년으로 남지 않게 관심을 갖고 우리도 앞으로를 꿈꿀 수 있게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등의 암 환우들의 인사를 받을 때, 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병동에서 2030 환우들이 젊유애 가입 여부를 묻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크나큰 책임감과 함께 “더 많은 활동으로 실질적인 결과를 낼 수 있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하지만 젊유애의 취지와 활동에 공감하고 앞으로의 목표를 함께하고자 하는 청년 여성들의 참여와 현 여성 리더들의 관심이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부산에서 젊유애를 설립하고 가장 아쉬운 부분이 수도권 집중으로 이어지는 젊은 여성들의 지역 이탈”이라는 서 대표는 “사실 20대, 30대는 연봉이나 민간기업커리어 등에 초점이 맞춰져 막연한 서울행으로 진로 결정을 하다보니 함께 사회적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차세대 리더를 찾기 힘들고 젊유애 대학생 서포터즈 또한 서울분포도가 80%”라고 한다.
젊유애가 부산에 위치한 전국네트워크로써 지속가능 했으면 좋겠다는 그는 “부산의 여성 리더들이 청년 여성들과 소통하고 영감을 주며 더 나아가 부산에서도 여성 스타트업, 사회적기업, 젊유애와 같은 사회 단체를 직접 운영해 보겠다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산이 여성 리더쉽과 우먼임파워먼트를 실현할 수 있는 도시 이미지로 성장해 많은 청년여성들이 이탈하지 않고 부산에서 자신들의 꿈과 커리어를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박정은 기자
[2020년 7월 3일 제125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