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01일

맛집/멋집

브런치카페에 가보셨나요?

 
해운대마린시티‘ 부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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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전 세계 여성들을 사로 잡았던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서는 4명의 뉴요커 여주인공들이 브런치를 즐기며 수다를 떠는 장면이 나온다. 주말에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브런치를 즐기며 사랑, 연애, 남자, 직업, 미래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얼마나 멋져보이고 세련돼 보이던지......이 드라마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도 브런치를 즐기러 가는 여성들이 생겨났다지 아마. 카페에서 우아하게 브런치를 즐기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나자신을 세련된 도시여성으로 보이게 해준다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필자도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사실 브런치는 아침 겸 점심으로 먹는 식사 한끼인데 무엇이 특별할까 싶지만, 최근 브런치카페를 표방하는 음식점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몇 군데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 있단다.
 
일요일 아침 브런치카페들이 많이 모여 있다는 해운대 마린시티로 향했다. 어딜 갈까하고 고민하다가 마침 바닷가가 한눈에 보이는 마린시티 아델리스 상가 2층인 부바스로 들어갔다. 부바스는 가까운 사이라는 뜻으로 전국적인 체인점으로, 하루에도 3번이나 변신하는 특이한 곳이다. 오전에는 브런치카페로, 오후에는 커피전문점, 저녁에는 맥주집으로 바뀐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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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도 콧수염이라 눈에 확 띈다. 일요일 오전 11시경에 들어갔는데도 자리가 거의 다 차있다. 운 좋게도 마침 딱 하나 남은 창가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2층 창가에 앉으면 해운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물론 광안대교도 한눈에 담긴다. 저녁시간에는 야경
도 멋질 듯하다. 경치에 잠시 취하다 이제는 메뉴를 주문해야 할타이밍. 생소한 음식들이 많다.

 
전날 이미 후기들을 읽고 간 터라 이곳의 유명하다는 메뉴 몇몇을 골라봤다. 주문은 직접 카운터에서 하고 진동벨을 받아와야 한다. 몇몇 음식은 직원이 직접 가져다주기도 한다.
 
이곳의 가장 유명한 메뉴는 마약옥수수. 후기를 보면 여기저기 칭찬이 가득하다. 물론 우리 일행도 이 메뉴를 먼저 선택했다. 하지만 옥수수 하나로 배가 찰소냐. 브리또, 라코타치즈샐러드, 마르게리타 피자,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커피를 시켰다. 골고루 먹어보자고 해서 이것저것 시켜봤다. 물론 나 혼자 다 먹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행이 있었다는 걸 밝혀둔다. 브런치는 여럿이 가야 제대로 분위기를 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브리또 재료가 준비돼지 않았단다. 카페의 오픈시간까지 모든 재료가 셋팅이 되어있지 않다는 게 좀 납득하기 힘들었다. 브리또가 없으니 허전하기도 해서 어쩔 수 없이 오즈샌드라는 걸 따로 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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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만에 나온 먼저 나온 마약옥수수. 치즈가루가 잔뜩 발라진 이 음식을 대체 어떻게 먹으라는 거지 하고 순간 당황했으나 일행이 능숙하게 함께 나온 칼로 옥수수알을 전부 잘라낸다. 아,치즈가루에 묻혀먹는 맛이란... 고소하고 담백한 맛으로 자꾸자꾸 먹고 싶어지는 게 역시 마약옥수수.
 
피자와 라코타치즈 샐러드도 괜찮았다. 오즈샌드도, 커피맛도좋았다. 그러나 이 구성들을 보라, 전부 치즈가 들어가는 맛이란... 느끼하다. 그나마 커피가 느끼한 맛을 상쇄시켜주고 있지만 사실 대부분 치즈가 많이 들어간 탓에 아침겸 점심으로 먹기에는 입맛에 따라서는 좀 부담스러울수도 있다. 물론 메뉴 선택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일행은 집에 가서 라면을 다시 끓여먹었다는 후일담이 들려왔다. 우리가 좋아하는 스크램블에그 종류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근처에 또 유명한 코코브루니(마린시티 아이파크 1층)라는 브런치카페나 더베이101은 좀 더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나오는 듯하다.만약 부바스로 일요일 브런치를 즐기러 가겠다면 꼭 오전 11시 전후로 가라고 말하고 싶다. 12시가 넘어서 가니 빈자리가 귀하다. 그 시간에 몇 팀이 입구에서 서성거리며 자리 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흔한 풍경이다.
 
브런치라고 하면 사실 사치나 과시, 허영 같은 단어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사교문화인 브런치를 단순히 주말에 늦은 아침식사를 사랑하는 이들과 천천히 즐기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특별할 것도 없다. 특별히 브런치라고 해서 정해진 메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뭘 먹든 무슨 상관일까 마는 좀 더 고급스럽고 우아한 식사 한끼를 즐겨보자는 의미 말고 더 있으랴.
 
느끼한 서양식 브런치 메뉴들이 끌리지 않는다면 부바스 1층의 이레옥으로 가서 진한 곰탕국물을 즐겨도 그것 역시 우리식의 브런치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어디서 어떤 메뉴를 선택하든 아침 겸 점심이라는 한끼의 여유를 즐길 수만 있다면 브런치를 제대로 즐기는 것이 될 테니까 말이다.
 
김애라 기자
[2015724일 제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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