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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일·가정 양립 아직도 먼 길

 
기업 및 직장문화, 돌봄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도
“확대된 기회는 확대된 위험” 여성빈곤의 가속화
 
“일·가정 양립이란 여성들의 가사 양육 부담을 줄여서 일자리를 지속하게 하거나 일자리 접근을 수월하게 하면 되지 않느냐는 식의 단순 접근은 곤란하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실현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없다면 일·가정 양립은 도리어 여성의 일자리를 더욱 불안정화 함으로써 여성의 빈곤화를 가속화하고 결과적으로 기존의 성별분업 체제를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부부가 똑같이 일을 하면서도 육아와 교육, 가사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여성이 떠안게 되는게 현실.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고 여성 직장인들이 지속적노동환경에 적응토록하기 위해 마련된 일, 가정 양립지원법이 미성숙한 사회적 환경들로 인해 오히려 여성을 더욱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는 안이 제기됐다.
 
12일 부산여성단체협의회(회장 윤귀남)가 마련한 ‘일·가정 양립문화 확산 및 정책개선방향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유영란 부산여성단체연합 회장은 “아직 우리 사회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한 실질적 구현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유회장은 “탈산업화로 인한 서비스업 고용의 증가가 빠르게 확산되고 이러한 산업의 확대가 여성들의 경제활동의 기회를 넓히는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저소득화 경향이 뚜렷한 직업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고용의 유연화로 인한 비정규직 확대는 고용불안정과 함께 소득약화의 주요인이 되고 있음을 경계했다.
 
또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진 노동계급을 남편으로 둔 부인들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긴 했으나 중하위 소득계층 여성들의 경제활동증가가 실제 소득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유회장은 또 “탈산업화로 인한 구조변동은 확실히 여성들에게 더 많은 고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우리 사회가 일하는 여성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며 “전통적으로 가족 내 여성의 돌봄 역할에 대한 기대가 강한데다, 국가보다는 가족과 시장의 복지 제공 책임을 강조해온 한국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생계부양 모형에 걸맞는 노동과 돌봄 수급관계의 재정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일·가족양립 정책의 제도화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 오히려 여성들에게 확대된 기회는 확대된 위험에 다름아니다” 고 지적했다.
 
이날 실질적인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정책과 제도개선만이 아니라 성별분업에 대한 가족구조, 직장문화,돌봄노동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광범위한 사회적 인식개선과 변화를 위한 방향정립과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대안이 제기됐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일,가정양립 여성활동가들도 다양한 의견을 개진, 가사와 자녀를 양육 하면서 사회활동을 겸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현실인가 토로했다. 이날 토론은 정영자 부산문인협회장의 좌장으로 함성룡 이주여성지원센터 단미회 이사, 최옥주 한국 무형자산연구소 소장, 성현숙 knn 사회부 차장, 전혜숙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인력개발연구부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유정은 기자
[2011년 4월 11일 18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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