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족의 날(5월 10일)이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이날은 2018년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한부모가족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한부모 당사자들이 다양한 가족 구성원 중의 한가정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에는 사회적 인식과 제도 개선의 여지가 너무도 많은 실정이다. 이를 위해 애써온 부산한부모가족센터 이임조(60)대표를 만났다.
“부산한부모가족센터는 한부모 가족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을 통해, 한부모의 자립을 돕기 위해 부산여성 한부모들이 스스로 조직한 NGO단체입니다. 한부모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인권과 정책들을 제언함으로써 평등한 가족가치의 확산 및 성평등한 사회적 변화를 추구합니다” 이 대표는 한부모 당사자로, 지난 2007년 부산여성회 한부모가족지원센터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한부모들이 처한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몸소 경험한 것이 터닝포인트가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부산 한부모가족센터 대표로, 부산한부모지원단체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산한부모가족센터의 주요사업과 활동 중에는 정책적으로 속속들이 지원이 어려운 한부모당사자의 심리·정서적 지원이 가장 크다”는 이 대표는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가 상담을 하려면 아이가 자는 밤늦은 시간에도 상담전화가 오는데 개의치 않고 휴대전화를 열어 놓으며 상담자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고 대안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문턱이 낮고 편안한 부산한부모가족센터의 활동은 매우 활발하다. 한부모·미혼모가족 상담 및 사례관리, 상담가 및 강사단 육성 확보, 한부모 가족에 대한 정서적·경제적 자립을 위한 역량강화 교육 및 프로그램 개발, 취·창업지원, 자조모임과 동아리활동 지원사업등이다. 이외에도 한부모·미혼모가족에 대한 권익보호와 인식개선 활동, 법제도 개선 및 정책제안, 전국한부모·미혼모사업단체 네트워크 구축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상담전화 열어 놓고 한부모 심리·정서적 지원
소모임, 동아리 활동 등으로 힐링 및 자기계발
이 대표는 “정기총회나 월례회 뿐만 아니라 지역모임도 활발한데 무엇보다 소모임, 동아리 모임에서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고, 서로소통하고 교류하면서 힐링의 시간이 된다”면서 “지금하고 있는 교육특강, 댄스, 건강을 위한 몸살림 동아리, 캠프 외에도, 하고 싶은 모임이나 활동이 있고 5명만 모이면 강사 섭외를 하고 지원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연계사업을 위해서도 분주히 노력 중인 이 대표는 “사실 부산의 한부모가정이 9.5%인데, 경제지원은 이 중에서도 15%밖에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면서 “비양육자가 양육비 지급을 이행하지 않아 어려움이 겪는 가정이 많고, 주민센터에 가서 지원을 요청할땐 정말 가난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으면 한부모가정이라도 지원이 안 되는 것이 현재 제도”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실정이다보니 한부모가정은 당연히 취약계층으로 낙인화되버리는 것이 지금의 ‘한부모가족지원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센터의 여러 교육을 통해 학업의 필요성을 깨닫고 취업에 성공하고 자립하는 회원들의 모습이 “센터 운영의 가장 큰 보람”이며, “3년 전 부산여성회에서 독립해 동래역 부근에 사무실을 연 것도 큰 기쁨”이라며 밝게 웃었다.
당장 개선되어야할 법제도 및 정책은 “한부모 가정에 대한 전국원스톱지원시스템”이라는 이 대표는 이를 통해 한부모가족을 위한 경제, 주거, 양육, 취업 등에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육비 이행확보를 위한 양육비 대지급제 시행도 이뤄져야 하고 취약가족으로 낙인화하는 한부모가족지원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부모 당사자들이 더이상 주위의 시선에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다양한 가족 중의 한가정으로 일상을 영위하고, 법체제가 갖춰져 한부모 가정에 대한안정적인 지원이 돼서 센터의 역할이 없어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정은 기자
[2020년 6월 5일 제124호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