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0일

레저/여행

유태인 그리고 키부츠 “지구촌을 하나로”

입으로 할 수 없어도 소통은 가능하다 예를들면 몸으로.jpg 파푸아뉴기니에서 외국인은 단 한명도 대중교통을 타지 않는다. 오늘부터는 아니다.jpg

“아이티 강국이라는 한국에서는 요즘 컴퓨터게임 중독으로 부모 자식간의 문제가 많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어요. 여기 한 아이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하는 말을 하며 상처를 주고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의 가슴에 대못을 박으며 싸우기도 하는등 어려운 삶을 살다가 나중에서야 저에게 찾아와 방법을 알려달라고 해서 만났습니다.

키부츠에서 무슨일이 있던건지 완전히 달라져 돌아온 아들은 해병대 입대, 자전거 타고 미국 횡단 등 수많은 도전을 시도하고 지금은 미국에 다시 공부하러 들어갔습니다. 이런 일들을 보면서 큰 감동과 감사를 느끼고 키부츠에 다녀온 아이들이 지금 어려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것이라고 확신하게 됩니다.”

“이스라엘에서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백번 옳은 말씀입니다. 100% 동의합니다. 기술과 발전은 누가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득이되기도 독이되기도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가 됩니다. 이스라엘로 가는길이 파푸아뉴기니에서도 미국 LA를 거쳐 가게되는데 한국에서는 어떻게 가나요?” 키부츠에 다녀온 학생들의 편지를 받은 것에 대해 행복과 뿌듯함을 숨기지 못하고 자랑하듯 말하는 내게, 학구열 가득한 학생의 눈빛이 된 노만이 물었다.

“한국에서 키부츠를 가려고 하면 키부츠 코리아와 네트에이를 거쳐서 가게 되는데, 가끔 가슴아픈건 강의를 듣고 키부츠를 가야겠다 결심을 하지만 센터가 서울에만 2군데가 있고 절차가 복잡해 준비하다가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절차는 키부츠 지원 하겠다는 상담을 받고 나면 신체검사를 먼저 받게 됩니다. 영어로 면접을 보는데 영어실력보다는 인성을 보기위해서 하는 취지인 것 같아요. 면접에 합격이 되면 비자를 신청하고 비자가 나오자마자 항공권을 구매해 바로 출발하게 됩니다.”

“그러면 계신곳이 부산이라고 하셨죠? 거기서 키부츠 센터를 해서 강의를 듣고 가고싶은 사람이 있으면 바로 키부츠에 갈 수 있게 도와주시는 방법으로 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저는 사무실도 있고 엘살바도르 명예 영사로 외교 업무도 하고 있어서 키부츠에 대한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이번에 누나가 오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볼게요. 드론 찾겠다고 죽음을 무릅쓰고 내려갈 때는 그냥 무모한 분인 줄 알았는데, 정말 멋진 분이시군요. 미스터도!” 환하게 웃으며 노만이 말했다. “저도 더 많은 한국인들이 이스라엘에서 비젼을 찾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이 작은 발걸음이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이 될 것입니다 고마워요 노만!”

그렇게 키부츠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생각해보는데 벌써 9시가 다 되어간다.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가 15분전부터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다렸다. 하지만 9시 15분이 되어도 마마루시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녀의 남편도 아들도 모두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95%가 기독교인 이 나라에서 교회 성가대 합창단의 노래가 듣고싶어 함께 교회를 가기로 했는데 어쩐일인지 나타나지 않았다.

“미안해요 레미 그녀는 워커홀릭(일중독자)이에요. 아마 오늘도 일을 한다고 늦나봐요. 그녀는 항상 늦어요. 레미가 이해해주세요. 사실 그녀뿐만아니라 파푸아뉴기니 사람들은 모두 약속시간보다 늦는경우가 많아요” 난감한 표정으로 로즈가 이야기했다.

로즈는 세자매 중에서도 맏이였다. 그녀의 놀라운 혜안은 동생들이 고민이 있을 때마다 속 시원하게 풀어주고는 했기 때문에, 그녀는 동생들과 피가 안섞였음에도 동생들이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랐다. 그녀가 진심으로 몇 번이나 시간약속에 대한 부분을 지적해도 이것은 어떻게 고쳐지지를 않는다고 했다.

무려 2시간을 기다렸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고 노만과 동네 구경을 하기로 했다. 혹시 도착하면 노만에게 전화해달라고 남기고 노만과 함께 나와서 정처없이 걷기 시작했다. 노만은 이곳에서 유명인사였다.

“헤이 형제들 안녕! 잘 지냈어?” 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인사했다.


파푸아뉴기니의 중산층집에는 집을 지키는 개가 있다. 집지키는 개를 길러내는 사육장 사람들 무서운 사람들이지만 블루올 머룬스면 친구가 된다.jpg 자칫위험할 수 있는 빈민촌에서도 블루올 머룬스면 친구가 된다.jpg

이 나라를 뜬지가 이미 8년은 되었음에도 모두가 그를 기억하고있었다. 그는 시간약속을 잘 지킬뿐 아니라 매사에 웃음과 감사가 넘친다. 누구든 한번보면 그의 웃는얼굴과 흥이 넘치는 모습이 각인되는 것 같았다. 그의 노하우는 나에게도 전해졌다. 노만이 전해준 파푸아뉴기니 사람들과의 소통의 기술이다

“레미! 이렇게 한번 말해봐요. Blueor Maroons!?”

“Blue or Maroons? 이게 뭔데그래요?”

“파푸아 뉴기니를 대표하는 럭비팀이에요. 사람들이 블루나 머룬스 둘중 하나는 꼭 좋아하거든요. 한명한명한테 물어보면 다 달라서 편안하게 웃는 분위기가 만들어질거에요.”

“오 그거 재밌네요 한번 해볼게요.”

그리고 정해진 길 대신 자동차들이 버려져 있는 길을 따라가는데, 노만이말렸다.

“레미! 여기는 작은 소부족이라서 문화가 다를 수 있어요. 자칫하면 실례가 아니라 위험할 수도 있는데 그냥 큰길로 다니는게 어때요?”

“괜찮을거에요. 걱정하지마세요. 무슨일 생기면 먼저 도망가요 저는 걱정하지말고, 저는 잘 따라갈게요.”

“휴.. 알겠어요 한번 가보자구요. 명심해요 가정집같은곳은 울타리 들어가기 전에 먼저 소부족 대표에게 허락을 맡고 들어가야해요”

“걱정마세요.”

버려진 자동차가 군데군데 있는 숲길을 따라가니 40년은 된 듯 군데군데 크게 금이 가있어 내려앉기 직전처럼 보이는 집이 몇채 보였다. 밖에서 수차례 불렀으나 아무도 대답이 없어서 마당으로 들어갔다.

“여기 왠지 좀 불안해요 그냥 나가는게 좋을 것 같아요 “괜찮을거에요 들어가보자구요”

큰 담요나 이불같은 빨래가 입구 군데군데 널려있어 안에가 잘 안보이는 곳이라 하나씩 헤치고 들어가는데 마지막 담요를 걷고 들어가자 3걸음 앞에 녹이 슨 칼을 든 남자가 있었다. 그의 바로 뒤에는 큰 나무가 있었는데 큰나무 밑에는 경계하는 눈빛의 여자가 앉아서 무엇을 만지고있었다,

“헬로우! 아임 레미! 도레미! 프럼 사우스 코리아!”

칼을 보는 순간 걱정과 긴장이 조금되었지만 태연하게 말을 걸었다.

“Hello.”

짧고 간결한 그의 대답에 노만은 대화에 끼어들지도 못하고 뒤에 얼어있었다. 붙임성이 좋은 그도 파푸아뉴기니의 세틀맨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알고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블루 올 머룬스!?”

“what?”

인사 다음 바로 가르쳐준대로 럭비팀 취향을 질문하자, 칼을 쥔 손을 허리춤에 올리며 ‘잘 못들었다 다시말해봐라’는 식으로 고개를 내밀었는데 그모습이 사뭇 위압적이었다.

“Blue or maroons!?”

“Blue”

그의 대답을 듣고 바로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에게 물어봤다

“Blue or maroons!”

“머룬스!”

둘의 대답이 다르자 서로 마주보고 웃음을 지었다. 그들의 웃는 얼굴을 보자 주변이 밝아지면서 한겨울 서리가 내리는 듯했던 마을에 봄눈 녹듯 따스해지며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분홍색과 노란색 꽃나무 들이 보였다. 마침 그 남자는 코코넛을 따서 자르던 중이었고 자기가 먹으려던 코코넛을 우리에게 줬다. 그 부족 가족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나오는데 노만이 한마디 톡 쏘아붙인다.

“다음에는 큰길로 갑시다.”

“하하 그러죠”

“하나 더 가르쳐드릴게요. 블루 올머룬스라고 물어보고 무슨대답을 하든 [쏘 유 지기지기?] 라고 하세요. 모르긴몰라도 굉장히 크게웃을겁니다”

“한번 해볼게요.”

마침 앞에 택시회사가 보였고 문앞에 5명정도의 기사가 비틀넛을 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바로 앞에는 우산을 양산처럼 쓰고 가는 커플이 보였다. 천천히 걸어서 그들이 가까워지길 기다렸다가 그들 모두를 불러세웠다.

“헬로우!

아임 레미! 프럼 사우스코리아!”

“어디?(where?)”

 “꼬리아 꼬리아! 싸우스 꼬리아”

“노 놀 쓰 코 리 아 에 ? (No north korea e?)”

“예스 하하 싸우스! 앤드 블루 올 머 룬스!?”
“블루!”
“유?”
“블루!”
“유?”
“블루!”
나머지는 손바닥으로 가르키기만 해도 대답을 했는데
“블루!”“블루!”“머룬스!”

단 한명 양산쓰고 가는 커플 중 남자만 머룬스를 좋아한다고 대답을 했다. 그 광경이 재미있던지 사람들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나중에 알게된 것이지만 머룬스가 파푸아뉴기니의 수도 팀이고 블루는 다른 도시의 팀이라고 했다. 머룬스라고 대답한 청년을 손바닥으로 가르키며 물었다.
“쏘 유 지기지기?”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
“깔깔깔깔”
그 청년 혼자 민망해하고 나머지는 박장대소를 했다. 그렇게 함께 행복한 분위기 속에 사진을 함께 찍고 나오며 노만한테 물어봤다.
“지기지기가 무슨말이길래 사람들이 저렇게 좋아하는겁니까?”
“별거 아닙니다. 영어로 생각하면..
흥분되? 이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나이는 30대 후반에 미혼인 그는 누구와도 잘 어울리고 항상 주변을 웃게만든다. 어떤 사람이라도 그 앞에 오면 안면근육이 무장해제 되는 것이다.
“참 노만 당신은 신기한사람이에요”
“하하 아닙니다. 자 이제 집에 들어 갈까요?”
“네 그렇게 하죠.
점심시간도 다가오고 집에는 가야해서 가지만 아직도 연락이 안온 마마루시에게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블루 올 머룬스를 질문했고 지기지기 필살기까지 내보이면 누구든 금방 친구가 되었다.

도용복.jpg







[202094일 제12714]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