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5일

레저/여행

태고적 자연 간직한 남태평양 섬나라

센트럴마켓.jpg 다이버인 스위스커플.jpg

솔로몬제도의 수도 호니아라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환전하고나니, 택시기사들이 흥정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생각보다 너무 비싼 금액에 놀라 어떻게할지 궁리하는데 비행기에서 만나 인사한 스위스 커플이 보였다. 택시를 잡아 짐을 싣는 와중이었고 가서 말을 걸었다.

"혹시 시내나가는 길이면 같이 타고 택시비를 같이내면 어떻겠어요?" 조금 고민하더니 알겠다고 한다. 같이 택시를 타고 가며 인사도 나누고 77콘서트 영상도 보여주며 감정을 교류했다. 오지탐험가 라는 말을 듣고 필리핀 팔라우의 외딴섬 블리보스섬을 추천해주는 연인, 부부인줄 알았던 그들이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자신들은 결혼은 안했지만 15년째 연애중이고 이미 1년 동안 여행 중이다. 프로다이버인 그들은 여행중에 기회가 닿으면 다이빙 클래스를 운영해 여행경비를 충당한다고한다. 먼 여행루트를 숙소와 항공권을 다 결재해두었다고 하는 그들은 행복해보였다. 여행은 이렇게 전혀 새로운 루트의 방법도 마련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게된다.

호니아라의 교통체증이 최악이다. 15키로 거리를 2시간이나 운전해야 겨우 도착했다. 솔로몬제도 최고급 리조트 ‘코랄 비치 리조트’에 머무는 그들의 종착지까지 함께 와서 정보도 받았다. 카운터에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나를 리조트 투숙객으로 착각한 직원이 웰컴 드링크로 코코넛을 주었다. 시작이 좋았다. 더불어 안전하기까지 하다니 산중턱에 숙소까지 갈길이 멀지만 걷는데는 자신있던터라 걱정이 없다.

시간을 아끼는 배낭여행자이기에 서둘러 길을 나서려는데 저녁식사를 대접하고싶다는 그들의 솔깃한 제안이 왔다. "아저씨, 오늘 택시타고오는 시간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녁식사를 대접하고싶은데 같이 드시겠어요?" 최고급 리조트 식당에서 최고의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저녁식사 시간까지는 4시간이 남았고 그때는 얼마나 멀리 가있을지 몰라 섣불리 약속할 수 없어 거절했고, 관광센터를 찾아갔다.

희생자들을 기리는 비.jpg

 

발품팔면 최상품도 싸게사는 ‘센트럴 마켓’
시내 벗어난 주택가는 할렘가처럼 빈약
전통춤엔 노젓고 씨뿌리는 일상노동 담겨



내 여행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가이드를 동반한 오지마을 방문코스가 있었고 숙소에 픽업온다는 말에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가는 중에 시내에 위치한 센트럴 마켓이 있다. 센트럴 마켓은 약 500평 규모의 거대한 시장이었는데, 돌을깎아서 길게 만든 테이블 위에 너도나도 물건을 내와 파는 식이었다. 같은 과일, 물건이 중복된 경우가 많아 발품파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값싸게 최상품 식음료를 구매할 수 있었다.

숙소는 호니아라 시내 시장가를 지나 주택가도 지나서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 30분은 걸어가야하는 곳이었다. 시내를 지나가는데 어떤 건장한 청년이 다가와 어떤 그림을 내민다 '뭐지?'하고 보는데 주머니로 손이 들어오는 것이다 재빨리 손을 막아서고 소리를 지르는데 그냥 흘깃 보고 갈뿐 중재하는 사람하나 없다. 숨막히는 대치가 5초가량이어졌고 다행히 그냥 인파속으로 사라졌지만 끝까지 적개심 가득한 시선을 보내며 사라졌다.

여행자에게는 언제나 붙는 눈이 있는데. 오늘은 유난히 위험하다. 여행자에게는 안전한 국가가 있다기보다는. 어디서든 하기나름 이라는것을 생각하며 걸음을 옮기는데 시내를 지나고 보이는 주택가가 마치 할렘가처럼 빈약해 보이는게 아닌가? 혹시 지켜보고있거나 따라오고 있을지 모르는 그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는것은 아닐까 고민했다.

일단 현지에 내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보이는 아무집이나 가서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묻기도 전에 일단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눈을 마주쳐주는 솔로몬 사람. 서글서글하고 푸근한 난닝구 차림의 아저씨가 나왔다. “실례합니다. 지나가는 여행객입니다. 한국에서 왔어요. 길을 몰라 헤메고 있는데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 그렇군요. 일단 들어오세요.”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는 내게 차한잔 하고 가라며 집안으로 안내한다.

숙소로 가는길에 만난 아이들.jpg 위험했던 숙소가는 길 .jpg

이것으로 소매치기 일당의 시선은 어느정도 벗어나게 되었을 터였다. 주황색 열대과일 포포를 대접받고 나오자 길에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나는 오지탐험을 통해 직관적 통찰과 의식이 추상적사고와 논리적분석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숙소를 향해 올라가는데 지금부터 등산이다. 오르막길을 지나 산중턱에 아파트를 찾아야하는 것이다. 산중턱에 들어서고 지도상에 주소지와 근접해있는데 아파트는 보이지 않았고 때아닌 장대비가 쏟아졌다.

급하게 나무밑에 자리를잡고 기다리는데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다. 강풍을 동반한 강한 빗줄기는 피할 수가 없었다. 나무밑도 조금씩 젖어간다. 같이 가방과함께 옷도 젖어가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Ya~~~~~~~" 라고 소리를 지르며 숲속에서 8살 남짓한 아이들이 뛰어나왔다. 장대비가 쏟아지는것도 아랑곳 않고 철퍽철퍽 뛰어다니는 그들을 보며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카메라를 들어 아이들을 찍자 더 신나게 소리치며 뛰어다닌다. 아이들의 몸이 장대비에 씻기듯 소매치기로 놀란마음이 함께 씻겨져 내려간다. 어느새 내 몸은흠뻑젖어있었고 숙소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나가는 차에 부탁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타라며 문을 열어주고 함께 숙소를 찾아주었다.

아무리 다녀도 보이지 않았고 인근 주민을 거의 전부를 만나고서야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도미토리 숙소의 이름은 아파트였지만 조그만 주택형 숙소였기에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숙소에 들어오고나니 이미 어둑어둑해진 뒤라 가이드는 할 수 없었고 옷을 갈아입고나와 남편이 나와서 저녁투어를 시켜주었다. 산골짜기 길거리 좌판에서 싼값에 과일도 사고 첫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라이브 콘서트와 전통춤공연이 있을거라는 말에 찾아가보았고 콘서트는 언어만다를뿐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전통춤공연은 최고급호텔이자 스위스 커플에 숙소에서 있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커플과 마주쳤고 함께 관람했다. 솔로몬제도의 전통춤은 뉴질랜드의 하카를닮았다 차이가 있다면 적들에게 위협을 주고 보호하기위한 것이기보다는 노를젓고 씨를 뿌리는 등 일상생활에서하는 노동의 의미가 많이 담겨있었다. 그렇게 첫날 밤이 저물어 간다.

도용복.jpg







[2020424일 제1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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