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3일

레저/여행

첨단 산업용 광물자원의 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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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샤사 남서쪽으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종고폭포Zongo Waterfalls가 있다. 콩고강의 지류인 인키시강에서 65미터 높이 절벽으로 떨어지는 시원스런 폭포는 건기에 가보기 좋은 곳이다. 우기에는 비포장도로가 워낙 나빠서 가기 힘들다고 한다.

운이 좋으면 아름답게 피어난 무지개도 볼 수 있고 시원한 물보라샤워도 가능하다. 물소리를 따라 비탈길을 내려가니 우레 같은 소리와 함께 폭포의 장관이 나타났는데 포말이 만들어낸 자욱한 물안개와 소나기 같은 물방울이 계곡 사이를 승천하듯 피어오르고 있다.

이런 광경을 보면 자연의 위대함이 그냥 피부로 느껴진다. 그 우렁찬 소리와 위풍당당한 위엄 앞에서 사람은 그저 조그만 생물에 불과해 보인다.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면서 큰 기운을 받는 것 같아 아침부터 부지런을 떤 보람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아름답게 불탄 갈대밭에 우수수 달려가는 바람을 음미하며 향기나는 오솔길을 걸었다. 신기한 개미집도 구경하고, 고운 모래와 황토길에서는 맨발로 걸어보며 진따 자연의 맛을 실컷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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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와 고무, 분쟁광물로 진화하다

 

콩고라는 나라이름은 콩고강 유역에 사는 바콩고Bakongo 부족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콩고왕국이 처음 역사에 등장한 것은 15세기경 콩고강 유역에 므위시콩고Mwissikongo족이 음반자콩고Mbanza Kongo라는 도시를 건설한 때로 거슬러올라간다.

아프리카 소왕국 형태의 수준에 머물던 이 왕국은 15세기 후반 콩고강을 거슬러온 유럽세력과 교역을 하면서 성장하지만 17세기에는 큰 반란과 포르투칼 및 네덜란드의 개입, 주변국과의 충돌로 몰락하고 국제적 힘이 약해진 포르투칼 대신 벨기에가 이곳을 식민지화했다. 처음 바테케Bateke 족 어부들이 거주하는 작은 촌락이던 킨샤사는 1882년 레오폴드빌로 개칭되었고 베를린국제회의에서 레오폴드2세의 재산으로 승인되었다.

 

제국주의가 팽창하던 시기 아프리카대륙을 거의 절반씩 나누었던 영국과 프랑스 외에도 식민지를 넓히는 데 혈안이 되었던 나라가 벨기에다. 특히 벨기에는 영국, 프랑스보다도 식민지를 잔인하게 착취했다.

레오폴드2세는 민주콩고의 국민들을 노예처럼 다루며 여러 자원 중에서도 상아와 고무에 가장 집착했다. 당시는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유럽에 자동차와 자전거가 대량으로 보급되었고 이에 따라 고무의 수요가 높아졌다. 레오폴드2세는 고무를 있는대로 착취했지만, 자원은 한계가 있는 법.

더 이상 자연적으로 고무를 채취할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불태우고 그곳에 고무나무를 심게 했다. 벨기에군대가 마을을 점령하고 여자와 아이들을 인질로 삼아 남자들을 고무 채취하는 노예로 부렸는데 만약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손목을 자르는 가혹한 형벌도 가했다.

 

그 시대 콩고인들은 고무와 상아 등 당대의 자원 때문에 노예 같은 생활 속에 착취당했건만 21세기 이 시대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단지 희귀한 교역품이 오늘날에는 석유, , 다이아몬드, 주석, 구리, 우라늄, 콜탄, 텅스텐 같은 자원으로 변했을 뿐이다.

 

식민지시절이니 교육이나 의료 등 복지혜택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그저 고무농장과 광산에서 피땀을 흘려야만 했고 이 과정에서 고문, 강간, 살인도 자행됐다. 벨기에 사람들의 횡포가 얼마나 악랄했는지 이 시기 민주콩고의 인구 절반 정도가 줄었을 것이라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결국 이로 인한 국제적 비난이 쏟아지자 벨기에 정부가 이를 몰수하여 식민지로 편입한 것이다.

    

강제노동·불법밀수·군자금의 원천·살육…분쟁적 자원 활용 “씁쓸”
외세에 휘둘린 식민지국가의 그늘 여전…진정한 ‘민주콩고’는 아직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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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벨기에에 맞서 저항운동의 선두에 선 이가 나중 민주콩고의 초대 총리를 지낸 루뭄바였다. 킨샤사시내를 들어서면 독립영웅 루뭄바의 동상이 독립기념탑 옆에 장엄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는 정규교육을 받은 엘리트가 아니라 선교사학교 출신 우체부였는데 노조활동을 하고 정당을 세워 반제국주의운동을 이끌며 독립투쟁을 벌였다. 그런데 총리가 된 후 강력한 독재를 추진하여 군부쿠데타가 일어나고, 자원이 가장 풍부한 동남부의 카탕가주에서는 벨기에와 남아공의 지원을 받아 분리독립을 선언했다.


이에 루뭄바가 벨기에군을 철수시키고자 소련의 도움을 요청한 것이 화근이 되어 벨기에와 미국의 묵인 아래 분리주의정권 측에 넘겨져 1961년 총살당했다. 몇 년 후 그는 국민영웅으로 칭송되었지만 그의 시체는 아직까지 발겨노디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의 묵인으로 이국땅에서 총살당한 또 한 남자, 혁명가 체 게바라가 있다. 공산권 최고의 스타라고 일컬어지는 이 아르헨티나 혁명가는 쿠바혁명을 성공시킨 뒤 1965년부터 2년간 잠적했는데 이 기간 중 7개월 정도를 콩고에서 게릴라 전투훈련에 참여했다.

살해된 루뭄바의 지지세력을 도와 반 모부투세력(당시는 루뭄바가 살해된 후 모부투 육군참모총장이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중이었다)에게 게릴라전술과 마르크스이념을 가르쳐 혁명에 이르도록 유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게바라는 아프리카를 떠났고, 이 시기의 상황을 정리한 그의 일기가 후에 알려졌는데 그 글의 서문은 이것은 실패의 역사다라는 문구로 시작하고 있다. 처형 후 카스트로에게 보내느라 손목이 잘린 그의 시신은 여러 게릴라들과 함께 급히 매장되었다가 30년이 지난 1997년에야 발굴되어 그가 사랑한 쿠바땅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풍요로운 3TG가 드리운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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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민주콩고는 첨단산업용 광물자원의 보물창고다. 석유매장량은 많지 않지만 다이아몬드와 코발트, 콜탄은 각각 세계매장량의 30, 50, 70퍼센트를 차지할 만큼 독보적이다. 공업용다이아몬드 생산량은 세계 1위다.

이중 특히 3TG로 불리는 주석Tin, 탄탈룸Tantalum, 텅스텐Tungsten, Gold은 분쟁광물로 분류되어 있다. 시에라리온의 블러드 다이아몬드처럼 강제노동과 착취, 불법밀수와 군자금의 원천이 되어 시민들의 살육에 그 돈이 쓰이는 분쟁적인 자원이라는 뜻이다.

탄탈룸은 세계 1위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콜탄에서 얻어지는 정제물로 열과 부식에 강해 합금에 많이 사용하는 물질이다. 반도체, CPU, 휴대폰, 안테나, 원자력발전기, 현미경, 디지털카메라, TV, 전투기, 자동차 등 현재 첨단산업에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특히 휴대폰의 폭발적인 보급은 이 광물의 가치를 천정부지로 높여놓았다. 나머지 광물도 전자, 자동차, 항공우주산업 등 현대산업 분야에 두루 쓰이는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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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623일 제8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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