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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정한 영남의 노래와 음악으로 춤추는 날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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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무리하고 부산국악원도 10주년을 돌이켜보는 중요한 시기였어요. 우선은 지역의  문화예술계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고견도 들으면서 민관이 협력해서 잘 이끌어 나가겠다는 다짐의 행사들이 있었구요.

1월에는 새해 주요사업발표와 신년음악회, 2월에는 올해 할 사업들의 기획 기안, 단원선발 준비 등을 하면서 바쁘게 보냈습니다” 개방형 공모제에서 임명제로 전환된 국립부산국악원 원장직에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경희 원장(56)은 몸소 춤을 추고 연주를 해 본 국악인이기에 그 열정이 더 뜨겁다.

국악의 실제와 이론을 겸비한 김 원장은 “부산국악원이 지난 10년 동안 소수의 인원으로 부산·영남 지역의 고유한 정서를 담은 전통예술 공연과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 왔고, 기관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직원들과 단원들의 크나큰 노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지난 10년을 다독이고 내실을 다지면서 작품의 내용도 보다 충실하게 ‘정말 부산국악원이 해야 할 내용인가와 타 지역, 타 기관과 어떻게 차별화를 할 것인가’를 살피고 부산국악원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립국악원 근무경력만도 27년인 김 원장은 흔히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다 거쳤다. 어릴 때부터 음악만 나오면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춤을 추고 노래를 할 정도로 타고난 소질로 초등 5학년 때 리틀엔젤스에 입단을 했다.

리틀엔젤스 시절에 장고, 가야금, 춤의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졌고, 당시 국내 최고 국악인들의 생음악에 맞춰 공연을 하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고. 춤으로 국악과 인연을 맺었지만 무대 조명으로 인한 시력저하로 가야금 전공으로 전과해 선화예술중·고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는 국악 이론을 공부했다.


부산국악원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
내실 위해선 직원들의 행복지수 중요


1993년 김 원장이 국립국악원에 입사할 당시만 하더라도 여성이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하기에는 모든 것이 열악했다. 요즘처럼 ‘일·가정 양립’이나 ‘일·생활의 균형’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어서 아이를 근무지로 데려와서 옆에 앉혀 놓고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하기도 하고 미친듯이 열심히 일을 했던 기억 밖에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엄마가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정진을 해나가면 아이도 바르게 잘 자라더라”는 것이 그의 육아경험이다. “지역에 춤을 추시는 분들이 좋아하고 반겨주신다”는 그는 "춤의 고향 영남에 오게 되서 더없이 기쁘다"며 “부산국악원 연주단의 실력이 아주 뛰어난데 그 실력에 맞는 의상 등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국악원에서 중점적으로 해 나갈 일과 비전에 대해서는 “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보니 영남하면 춤인데 반주음악 대부분은 영남음악이 아닙니다. 반주음악이 전부 시나위, 산조, 살풀이, 늴리리야, 창부타령, 태평가등 거의 호남음악, 서울음악이에요. 춤은 남아 있는데 목소리를 잃은 거죠”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영남의 노래와 음악을 복원하고 싶어요. 진정한 영남음악에 진정한 영남 춤을 출 수 있게 하는 것이 국악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그 일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옛 어른들이 춤을 보면 음악이 들리고 음악을 들으면 춤이 보인다고 했었어요. 당연히 영남 춤을 보고 있으면 영남 음악이 들려야겠죠. 진정한 동부민요를 부산국악원이 불러야 되고 그렇게 노래가 살아야 선율이 살고 악기로 연주해서 그에 맞춰 춤을 춰야 합니다” 이렇게 확고한 꿈과 소신을 가진 김 원장도 퓨전음악에 대해서는 개방적이다.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실험들이 각계에서 풍성하게 이루어져야 해요. 현재의 새로움이 미래의 전통이 되니까요. 다만 국립국악원은 그 가운데서 중심을 지키고 정통에 정통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자신이 치열한 30대를 보냈고 국립국악원 원장이 되기까지 힘들게 달려온 만큼 “직원들과 단원들이 행복한가, 우리가 행복한가를 늘 신경을 쓰겠다”며 “올해는 부산국악원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국악연주단 정기공연을 준비 중이고, 부산·영남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전통문화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정은 기자

[2019225일 제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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