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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발 물러서서 상황보고 배려하는 삶이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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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들의 정서적 불안과 고통은 복잡다단하다.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감이나 알게 모르게 찾아오는 마음의 병으로 병원도 찾아보고 약도 먹어 봤지만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그 원인을 찾아보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게 도움을 받을수 있는 곳이 있다. 진구 양지로 8번길 14에 위치한 ‘한국통합예술심리치료센터’.

“심리치료라는 것이 이전에는 언어, 미술, 음악치료 등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실제 사례를 보면 어느 하나로 진행하기 어려워요. 예를 들어 미술을 통해 심리치료를 하고 싶은데 그림그리기를 정말 싫어하면 효과가 없으니 내담자에게 필요한 활동을 잘 적용하기 위해서 통합예술심리치료를 하게 된 겁니다” 올해로 총 상담경력 13년차인 박윤희 센터장(58)의 말이다.

박 센터장은 상담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수많은 내담자들을 만나고 경력을 쌓은 뒤 2014년부터 지금의 ‘한국통합예술심리치료센터’를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다. 센터를 찾는 이들의 연령층은 유치원생부터 어르신들까지 폭넓고 상담과 치료는 예약제로 진행한다.


다양한 표현예술을 치료에 적용하는 것이 ‘통합예술심리치료’
상담과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고 내담자가 변할 때 큰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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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센터에서 주로 하고 있는 것은 ‘모래놀이 치료’인데 모래가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거부감이 없고 자유롭게 자기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슬하에 아들 둘을 키우며 평범한 전업주부로 살아가던 박 센터장이 상담치료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운명과도 같다.

20년 동안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면서 주로 만나는 사람들이 다문화, 새터민, 조손가정, 한 부모 아이들이었는데 정서적으로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많았고 이들의 미래에 대해 마음이 쓰이던 차에 지인의 권유로 우연히 공부기회를 잡았다.

그는 “갓 쉰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에 만학도가 되어 통합예술심리치료학을 공부하는데 그간의 경험이 공부의 바탕이 됐는지 정말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사회복지학으로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보니 이번 학기부터는 대학강의도 하게 되는 행운까지 얻었다고 한다.

가족이 상담하러오면 기질 검사를 한다. 기질이 서로 많이 다르면 가족간에도 상처를 줄 수가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우리 아이는 이런 기질을 가졌구나’, 남편 또 아내는 ‘이런 성향의 사람이구나’를 알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요즘에는 우울증으로 찾아오는 여성들이 많다. 박 센터장은 “여성분들이 오면 기질검사, 성격유형검사, 스트레스 사항 등을 알아보는데 검사 후내담자가 깜짝 놀라며 자기도 몰랐던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는다"며 "무의식중에 상처로 남아있는 것이 말을 하면 해소가 되지만 풀어냄으로써 마음이 가벼워진다”고 한다.

이유없이 남편의 밥상을 엎을 정도로 우울증이 극심한 50대 초반의 한여성이 있었다. 박 센터장은 상담과 치료과정에서 이 여성이 자신의 학력과 졸업장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다는것을 알게 됐고 늦깎이 공부를 시작하도록 처방(?)을 내려 도움을 준 사례가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자포자기 한 듯 사는 30대 엄마와 ADHD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초등남자아이를 상담하고 치료했다. 아이 엄마는 의식주도 해결이 안 될 만큼 형편이 어려워 상담치료가 받아들여지지가 않았고, 아이는 산만하고 동작이 빨라 도망가기 일쑤. 이 모자가 센터에 다니는 동안 구청, 복지관외 여러 단체의 도움을 받아 집을 새 단장 해주고 기초 수급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엄마가 점점 달라져갈 때 센터의 모든 상담사들이 한마음으로 지지해 주었다. 상담이 끝나갈 무렵에는 엄마가 시립병원에 취직이 되어 당당한 사회인으로 활동을 했고 아이도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학교 생활을 해나갈 때 보람이 정말 컸다고 한다.

박 센터장은 상담사들과 부지런히 연구 노력한 결과 최근 국내 최초로 자살예방프로그램 책이랑 도구를 만들었다. 공을 들인 만큼 앞으로 크게 활용될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래오래 이일을 하고 싶다는 박 센터장은 “남의 마음을 이해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자만 모두가 한발 물러서서 상황을 바라보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서로 상처받지 않고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경험에서 우러난 진심을 전했다. 



박정은 기자

[2018914일 제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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