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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무용/뮤지컬

죽음, 자살 … ‘그까이~것들’에 대한 유쾌한 조롱과 풍자

볼만한 공연 / 죽여주는 이야기
 
 
 
손님, 어떻게 죽여드릴까요? 살인? 자살? 재미있어 죽겠다는 것일까 아니면 진짜로 딱 숨을 멎도록 단숨에 죽여주겠다는 것인가.
 
이 이상야릇하고 엽기적인 제목의 공연 한편이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벌써부터 난리다.
 
오는 12월2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근 한달간 경성대학교 멀티미디어 소강당에서 선보일 ‘죽여주는 이야기’ 가 요즘 대학로 극장가의 화제다.
 
자살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업이 존재할수도 있다는 엽기적인 상상력에서 출발하는 이 작품은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한마디로 웃기는 코미디극이다.  
 
인간이라면 아니 모든 생명체라면 그 누구도 그 어떤 것들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을 소재로 우리사회에 만연한 자살이라는 사회적 제를 풍자했다.
 
 ‘죽여주는 이야기’ 는 자살사이트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복수극으로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겉모습은 그럴듯하게 포장되어있지만, 결국 죽음을 조장하고 방관하는 자살사이트의 회장, 그야 말로 이름도 얄궂은 ‘안락사’.
 
그리고 자살을 하기위해 자신의 신분을 감춘채 ‘안락사’를 찾아오는 ‘마돈나’ 와 ‘바보 레옹’ 등 이 세명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 을 상품화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라면 타인의 죽음마저도 눈감아 버리는 현실을 다루고 있다.

자살업계에서 알아주는 남자인 ‘안락사’ 는 다른 자살사이트에서  손님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몇 년째 성업을 해오고 있는 사람. 손님들에게 단 한번에 확실한 죽음을 주선하면서 자신은 단속을 피해 하이에나 같은 생활을 하는 자칭 진정한 프로다.
 
 그러던 어느날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여자가 나타난다. 무엇 때문에 죽으려는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없는 여자와 그 여자를 데려온 멍청한 사내. 죽여주는 곳에서 그들의 사연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서로의 실체가 벗겨진다. 과연 이들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최후를 맞을 수 있을까.

무겁고 어둡고 생명과 관련된 이 작품을 너무 가볍게 다룬게 아닌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아니 왜 진지한 연극이 아닌가에 대한 질문에 작품을 기획한 SM기획과 극단 ‘틈’ 관계자는 “ 자살마저도 하나의 흥밋거리가 되고있는 요즘 세태에 우리 사회의 모습이 관연 정상인지 되묻는 작품” 이라며 “관객들이 좀 더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함이다”라고 일축한다.

 공연을 미리 본 관객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한가지 새기고자 함은 우려와 달리 절대 이 연극을 통해 단 한 사람도 자살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극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세상에서 오히려 고귀한 삶에 대한 의미를 되짚게 해주는 작품이라는 점이 대다수 관객들의 평이다. 웃기기로 작정한 작품인가 싶도록 배꼽빠지도록 재미있다는 이 작품은 평일 오후 8시, 일 공휴일 2시, 5시에 공연된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과 26일 28일 30~31일 특별공연이 열린다. 1600-1602
 
<심> 
[2009년 11월 23일 창간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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